미세먼지 막는(?) '일회용 마스크', 다시 미세먼지로

풀빵닷컴N 201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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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여파로 일회용 마스크 판매량 급증…'처리 대책'은 전무

'미세먼지' 흡입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일회용 마스크가 결국엔 다시 미세먼지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던 당시 한 대형마트의 일주일 마스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8%로 증폭했다. 대부분 마스크가 '일회용'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마스크 폐기량 또한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마스크의 주된 성분은 부직포다. 또, 얼굴에 맞게 마스크 모양을 조정하기 위한 피복 철사와 나일론 끈은 플라스틱 성분으로, 재활용 가능성이 낮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직포의 경우 섬유질이기 때문에 매립되면 자연 분해 된다"고 밝혔지만, 처리 방법(매립·소각)에 따라 분해 여부가 결정된다.



그렇다면 일회용 마스크가 얼마나 버려지는 걸까? <더팩트> 취재진은 환경부와 서울시, 통계청에 일회용 미세먼지 마스크 폐기량에 대한 자료 유무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였다.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쓰레기 집하장. 일회용 마스크는 별도의 처리 기준이 없어 이곳에서 압축돼 매립 혹은 소각된다./문혜현 기자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쓰레기 집하장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폐기물을 분류하고 압축하는 현장 관계자는 "마스크의 경우 대부분 종량제 봉투에 담겨 들어오기 때문에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마스크를) 따로 분류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이 발표한 '2014년~2015년 서울시 PM2.5(초미세먼지) 기여율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주원인은 석탄, 산업, 자동차에 따른 '2차 생성 먼지'가 39.1%로 가장 높았고, 자동차(23.3%), 산업 먼지(13.3%), 생체소각 먼지(12.2%)가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국장은 "마스크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가 투입될 수밖에 없다. 버려지는 마스크는 결국 태워지거나 매립되는 경우일 텐데 대부분 매립장은 폐쇄되고 있기 때문에 소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또 "우리나라는 대부분 에너지를 석탄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다시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있다"며 "에너지 소비가 미세먼지 배출과 연관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고민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먼지를 뿜어내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에너지로 마스크 공장이 가동되고, 그렇게 생산된 마스크는 한 번 쓰고 버려져 소각돼 매연을 만들어낸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회용 미세먼지 마스크 뒷면에 표기된 원재료명. 마스크의 주성분은 부직포로 피복 철사와 플라스틱이 함께 사용된다. /문혜현 기자



강구영 한국외대 폐기물 및 오폐수 처리 연구실 지도교수는 이러한 '미세먼지 고리'와 관련해 "당연히 문제가 있다. 일회용 폐기물로 발생하는 거지 않나"라며 "폐기물의 증가가 일어나고 처리방법도 일반폐기물 처리와 같기 때문에 소각시키면 결국 (미세먼지가) 돌고 돈다"고 지적했다. 폐기물 관리에 대해 강 교수는 "대책이 전혀 없는 상태며, 정부도 언론도 정확한 데이터 없이 관심만 가지고 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스크가 자연적으로 분해가 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 또한 없는 상태며, 사실상 자연분해가 될 리 없다"면서 "결국엔 마스크를 모아 소각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일회용 미세먼지 마스크와 관련해선 "사용한 마스크로 다른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이미 미세먼지로 오염된 필터를 다시 가공해 재사용 가능한 물건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한 현 사회가 미세먼지 문제를 '부각'하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확한 발생원이 어떤 산업단지인지, 자동차인지, 중국발인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 보니 사람들은 우왕좌왕한다"며 "원천적인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이상 미세먼지를 처리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폐기물 학계 교수들 사이에서도 (마스크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며 "사실 쓰고 버리는 마스크 속에 걸러진 유해성분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그래도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면 (미세먼지가) 덜 들어올 거다' 생각하지만, 정확한 연구 결과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아직 일회용 마스크 폐기량과 처리 연구는 폐기물 학계에서도 진행된 바 없다. 강 교수는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막아내는지 정확한 자료를 장기간에 걸쳐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환경부가 관련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데, 정책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 혼란스럽다. 전문가들도 이 틈에 끼기 쉽지 않아서 방치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미세먼지 원인에 대한 조사와 인체 영향을 밝히는 임상시험, 일회용 마스크의 수거·관리 대책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오히려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호흡하면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있을 수도 있다"며 "정부가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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