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더' 공효진 "이병헌과 연기배틀, 한 수 배우고 싶다"

풀빵닷컴N 201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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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은 종종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로 공효진(37)을 꼽은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인정하는 연기신(神)으로 송강호와 공효진을 꼽기도 했다. 결국 만났다.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제작 퍼펙트스톰필름·공동제작 BH엔터테인먼트)에 함께 출연했지만, 서로를 보며 연기를 한 장면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카페에서 공효진을 만나 소감을 물었다. "저도 시나리오를 읽고 (이병헌처럼) 아쉬웠다"고 말문을 연 공효진은 "대사가 별로 없었다. '자물쇠 좀 달아줘'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진짜 선배님이랑 워밍업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연기배틀을 해볼 수 있는 그런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어요. 잠깐, 이거 기사 제목으로 나가는 거 아니죠? 쓰실거면 지금 얘기해주세요.(웃음) 한 수 배우고 싶어요. 장르는 스릴러이고요. 사실 그 전부터 이병헌 선배님이 인터뷰 때 좋아하는 여배우로 저를 꼽으셔서 황송했죠. 촬영 때 많이 만나지 못해 아쉽기도 했어요. 뭐랄까요? '괜찮은 배우'라고 해주셨으니 그에 부응하고 싶었는데 함께하는 연기가 별로 없어 아쉬웠죠. 다음 번에 만난다면 선배님이 연기를 할 때 잘 하실 수 있게 앞에서 도와드리고 싶어요. 그동안 민첩함을 잘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형사물이나 스릴러면 좋겠네요."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 강재훈(이병헌 분)이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중 부실 채권사건에 휘말린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떠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러기 아빠로, 2년 전 "영어는 이제 필수"라면서 아내 이수진(공효진 분)과 아들을 보낸 강재훈은 다른 삶을 준비하는 아내를 보고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기만 한다. 그러다 만난 유진아(안소희 분)가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고생스럽게 번 돈을 환전 사기를 당하자 도와주게 된다.


다음은 이병헌과 다시 만날 날을 학수고대하는 공효진과 나눈 인터뷰다.



공효진은 '싱글라이더'를 연출한 이주영 감독에 대해 "매우 감각적인 분"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시사회 후 소감이 궁금하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 찍고 들어온 짧은 작품이었어요. 이병헌 선배님은 '마스터' 직전이었고요. 호주에서 한 달 반 정도 촬영하자는 제안을 받았죠. '577프로젝트' 제작진이기도 했는데 제작사인 퍼펙트스톰픽쳐스에 하정우 오빠는 대표로 저를 섭외한 것 밖에 없었어요. 퍼펙트스톰 창립작이라며 큰 의미부여도 해줬고요.(웃음)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기에 저에게 기회가 온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했죠. 촬영 기간이 짧아서 그랬는지, 조금은 잊고 지냈던 것 같아요. 이어 '미씽' 홍보에 바로 나서기도 했고요.


-분량에 있어 아쉬움이 남지는 않았나?


이병헌 선배님이 전부 해낸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시나리오를 보고 느꼈던 감정이 그대로 담아져 있었죠. 감성도 그래도 남아 있고요. 저는 영화가 여운을 남기기 힘들다고 생각했었는데 보고 나니까 안심이 되기도 했죠. '미씽'에서는 중국어를 했는데, 영어가 더 염려스럽더라고요. 영어는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요.(웃음) 작품 속 수진은 재훈을 쓸쓸하게 만드는 역할이었고,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담긴 것 같아요.


-여성 감독과 작업이 많은데, 이주영 감독과는 어땠나?


일단 감독님은 매우 감각적인 분이세요. 광고를 오래 하셔서 그런지 임팩트가 있는 연출이 인상적이었죠. 짧고 간결하면서도 본인의 색이 있는 문장 구사를 잘하셨어요. 필체가 매우 매력적이었죠.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에요. 치치(강아지)를 이용한 것도 매우 좋았어요. 리트리버가 아닌 포매라니안이라 더 좋았고요.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영화가 설명적이지 않았던 것. 수진이가 왜 그랬고, 재훈과 사이가 뭐 때문에 그렇게 됐는지. 플래시백도 매우 간결하게 둘 사이의 공기만 느껴지는 그런 부분도 정말 좋았어요. 설명적이지 않아서 관객들이 다 다르게 볼 수 있겠다 싶었죠.


-여성 감독만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이주영 감독님이 여성 감독님으로는 5번째인데요. 시사회 후 뒷풀이에 갔더니 또 다른 여성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더이상은'이라고 말씀드렸죠.(웃음) 여성 감독님들은 아무래도 신경써야하는 부분들이 더 많은 게 사실이죠. 장점이라면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대화가 될 수 있고 협의를 해야한다는 점이죠. 남성 감독님들은 대부분 이의가 없으신데, 여성 감독님들은 여러 경우의 심리를 염두하고 고민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이 있는 것 같아요.



지난해 영화 '미씽'과 드라마 '질투의 화신'으로 바쁜 한 해를 보낸 공효진은 휴식 후 차기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현장이 매우 즐거웠을 것 같다.


외국은 일단 밤을 셀 수 없더라고요. 스태프 반이 호주 현지인이라 더욱 그랬어요. 특히 치치는 30분 촬영하고 쉬어야 했죠. 촬영 중인데 주인이 와서 데려간 적도 있다니까요?(웃음) 그래서 우리가 '치치가 진짜 할리우드 스타'라고 말하기도 했죠.(웃음) 한 번은 안아보려고 하는데 털에 파우더를 뿌려서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는 엄청 으르렁 거렸어요. 그래서 (안)소희가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수진을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 부분이 있다면?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수진이라는 캐릭터에 살을 붙여서 상상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 결과 흐트러짐이 없는 전형적인 '강남 엄마'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호주에 가서 반전이 있는 여자였죠. 제가 준비한 것은 '누구나 감정이입이 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자'였어요. 그냥 평범한 캐릭터라도 괜찮잖아요. 어떤 캐릭터든 메시지가 있어야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어떤 메시지를 받았다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너무 수진이라는 캐릭터를 가뒀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캐릭터 때문에 '전대미문'이라는 수식어가 많은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제 필모그래피 중 가장 흔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여배우지만 '싱글라이더'는 남성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40대 남성들을 위한 제철영화죠.(웃음)


-'싱글라이더'를 찍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호주 촬영 때 엄마가 와 계셨어요. 이병헌 선배님과 인사도 했죠. 그런데 저도 유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저희 아빠도 기러기 아빠셨던 거잖아요. 저는 중3때 유학을 갔는데 수진이가 느낀 외로움을 엄마도 똑같이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빠도 재훈의 감정을 느꼈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까 '우리 아빠도 울었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했죠. 아빠는 유학 시절, 길어야 3~4일 정도 왔다 가시기만 했으니까요. IMF가 터지고 남동생만 기숙사에 들어가고 엄마랑 저만 돌아왔는데, 그 때 아빠의 아픔이 재훈과 비슷할 수 있겠더라고요. 사는 의미가 뭔지 생각해보기도 했고요. 기러기 부부라서 좋은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헤어져 있으면, 독립하면 더 잘하는 거 아시죠? 저도 독립하고 나서 엄마 아빠한테 더 살갑게 대하는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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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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