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김성규 "윤계상, 진선규 형님들 사실 귀엽죠"

풀빵닷컴N 2017/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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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이라고 하면 단연 진선규다.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제작 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에서 장첸(윤계상 분)의 오른팔 위성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진선규는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무대로 올라가는 길부터 눈물을 쏟아냈다.


12년 무명 생활을 이겨내고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배우가 인정을 받은 순간에 흘린 진심어린 눈물이었다. '해빙' 김대명, '불한당' 김희원, '더 킹' 배성우, '택시운전사' 유해진 등 쟁쟁한 후보들이 있었지만 웰메이드로 평가를 받은 '범죄도시', 그리고 그 안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실제 조선족이 아닌가라는 의심까지 들게 한 진선규가 받을 만한 상이었다.


만약 진선규가 아닌, 그와 윤계상과 함께 조선족 조직폭력배로 활약한 양태 역의 김성규(31)가 올랐다면 어땠을까? 김성규 역시 메소드 연기로 관객들의 집중도를 높인 주역었기에 그가 받았어도 어색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달 말 서울 금천구 <더팩트> 사옥에서 김성규를 만났다. 김성규는 '범죄도시'의 흥행에 대해 "정말 너무 좋다"며 "저는 처음이지만 다른 선배님들은 많이 경험했을 흥행일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범죄도시'는 더 기적 같은 일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하시더라"고 회상했다.


"저는 마냥 신기했죠. 영화를 찍을 때는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관객들이 편하게 보시기에 어떨까란 생각을 했어요. 아무래도 청소년관람불가니까요. 그런데 무대인사를 다녀보니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입소문을 내주겠다는 관객들이 계섰어요. 관객분들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고 힘이 생긴다고 할까요?"


다음은 조선족인줄 알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김성규와 나눈 일문일답.



김성규는 함께 호흡을 맞춘 윤계상과 진선규에 대해 "두 형님이 있었기에 저는 그저 휩쓸려 연기하면 됐었다"고 회상했다. /배정한 기자

영화가 정말 재미있었다. 특히 영화에 등장한 인물들 한 명, 한 명 모두에 대한 애정이 나타난 것 같다.


-감독님이 대단하신 게, 보통 지인 중에 영화 출연을 했다고 하면 너무 짧게 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었거든요. 2시간 분량이니, 어쩔 수 없는 집중과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저 역시 이번에 편집을 감안하려고 했죠. 그런데 감독님께서 너무 잘 살려주셔서 감사했어요. 현장에서도 고마울 따름이었죠. 연기에 있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배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서 다독여 주시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사실 학창 시절 책에는 흥미가 별로 없었어요. 고등학교 때 댄스부 활동을 했는데 진짜 춤꿈이 되려고 백댄서를 준비하기도 했죠. 그 때 댄스부 선배가 졸업하고 뮤지컬학부를 갔는데 공연을 보러 오라고 했어요. 뮤지컬을 처음 접하고 그 매력에 푹 빠졌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진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는데 졸업 후 선배들과 함께 극단 창단 멤버로 연극을 시작했어요. '극단에 극단'이라고 극단적인 이름이죠.(웃음) 아주 하드(hard)하게 연극을 했습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컨트롤 AC 28세' '집으로' '오래된 미래' '플라나리아' 등을 무대에 올렸죠. 무거운 내용이 많았는데, 당시에는 연기를 어떻게 해야 무대가 살아 있고 배우가 존재하느냐에 중점을 뒀던 것 같아요.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 많았지만, 당시 연출가의 마인드가 '어떤 역할이든 어디에서든 살아 있는 연기를 해야하는 사명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였거든요. 그러면서 매일 매일 연기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죠. 항상 '살아 있어라!'라고 말이죠.



'알바하다 만난 '범죄도시'.' 김성규는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햄버거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당시 근무지 근처에서 '범죄도시' 오디션을 진행했고, 그렇게 제작사의 문을 두드린 김성규는 배역을 따내게 됐다. /배정한 기자

'범죄도시' 오디션 당시를 떠올린다면?


-그 때는 프로필을 돌리고 7번이나 찾아갔었죠. 공연이 없던 기간이라 논현동 햄버거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 근처에 영화 제작사가 몇군데 있었는데 제가 알고 있던 정보에는 '범죄도시'가 없었어요. 그래도 지나가면서 우연히 보게 됐고 많이 가게 됐죠. 다른 곳은 프로필을 돌려도 연락이 오지 않았던 적이 많은데 이번에는 오디션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맨 처음 인물 조감독 형님한테 오디션을 봤고 강윤성 감독님은 거의 마지막 쯤에 뵀던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별 말씀이 없으시다 '다음 계획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어보셔서 '떨어졌나' 했죠. 그래서 '연극을 더 열심히 해볼려고 합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연락줄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안됐다고 생각하고 집에 갔는데 합격 통보를 받았죠. 자신감이 살짝 없었던 게, 감독님 오디션도 처음이었고 양태가 아닌 위성락 대사로 준비해 연기를 '막'했던 것 같거든요.


그 '막'이라는 게 진짜 날 것의 연기로 봤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한 팀이었던 윤계상과 진선규는 어땠나?


-두 분이 막역하고 정말 친하셔서 장난도 많이 치고 놀리기도 하고 그랬지만 연기할 때는 '진지' 그 자체였죠. 특히 선규 형은 정말 귀여워요. 저는 그 사이에 있었기에 잘 어울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현장이 처음이었고, 계상이 형은 그냥 바라만 보던 선배였는데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저는 그냥 휩쓸려 가기만 하면 됐죠. 선규 형은 말하는 것만 봐도 순박한데, 제가 캐릭터를 위해 어떤 설정을 하는 게 좋겠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대본에 없는 연기를 하기에 자칫 조미료처럼 보일까봐 물어봤는데 선규 형도 조심스럽게 '나도 그런 고민을 하는데 억지로 뭔가를 하는 것보다 너대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는 게 좋을 것 같아'라고 해주셨죠. 따뜻함이 느껴졌어요. 선규 형이나 계상이 형 모두 너무 편하게 해주고 연기에 대한 고민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반갑고 즐거웠죠. 이런 현장이 앞으로 또 있을까 싶네요.



김성규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이다. '범죄도시'는 그에게 징검다리가 될 전망이다. 어떤 다양한 캐릭터로, 다양한 연기를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정한 기자

액션신(scene)이 상당했다.


-합이 워낙 좋아서 자잘한 상처는 있었지만 다치는 사람은 없었죠. 감독님과 무술감독님 모두 베테랑이셨어요. 합은 있지만 워낙 거칠고 날 것의 '개싸움'처럼 보여야 했기에 감정에 집중도 했고요.


'범죄도시'를 본 부모님의 소감은?


-제가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뭐라도 열심히 즐겁게 하면 좋겠다'고 해주셨는데 이렇게까지 할 줄은 예상하지 못하셨던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고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사실 '범죄도시'를 보기 전에는 어머니께서 취업 면접을 보라고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연극에도 초대한 적이 없던 아들이 영화를 보러 오라고 하니까, 두 번이나 보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이입이 안됐다고 하셨는데 두 번 보시고 난 다음에는 어머니나 아버지 모두 '잘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아버지는 제게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으셨지만 요즘에는 매일 기사도 검색하시고 캡처해서 보내주세요. 장문의 카톡도 보내주시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더욱 뿌듯합니다.(웃음)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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