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정해인과 찰떡 호흡, 원동력은 술"

풀빵닷컴N 201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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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윤진아 役 손예진 인터뷰

현실에서 한 번쯤 만날 수 있는 회사원이자 누군가의 평범한 딸. 사랑 앞에서는 솔직한 듯 보이지만, 때론 오해받을 거짓말로 타인에게 상처주기 싫어 홀로 짐을 짊어지는 여인. 이런 모습 때문에 시청자의 마음을 답답함 하게 만들었던 진아. 그러나 손예진은 "고구마 같던 진아를 연기하며 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손예진은 지난달 19일 종영한 종합 편성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연출 안판석)에서 평범한 회사원이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윤진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써 내려가는 '진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배우 손예진이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이기도 해 방영 전부터 시선을 모았다.


극 초반 손예진과 정해인(서준희 역)의 현실감 넘치는 꽁냥질(?)로 시청자들의 시린 옆구리를 자극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엇갈리는 두 사람의 사랑에 답답함을 외치기도 했지만 결국 두 사람의 재회로 막을 내렸다. 드라마 종영 후 일주일이 지난달 25일, 손예진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났다.



손예진은 '예쁜 누나'에서 윤진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손예진은 자신과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답답하기도 했지만, 성장한 기분이 든다고 답하기도 했다./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 '예쁜 누나' 윤진아를 만나 성장한 손예진


종영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까. 손예진은 윤진아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느껴졌다. 극 중 진아가 그랬든 담담하고 차분했고, 신중하게 생각하며 말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손예진에게 윤진아는 어떤 캐릭터였을까 묻자 그는 "진아를 만나 제가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정확히 말하면 저는 아직 성장해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 작품을 받아서 절반쯤을 읽었을 때 뒤에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그런데 그때 화보 촬영차 하와이로 떠나야 해서 대본 전부를 싸갔죠. 촬영지에서 잠이 오지 않던 날 새벽부터 대본을 읽기 시작해 밤을 새우며 대본을 끝까지 읽었어요.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가 싶었는데, 마지막 장면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작품을 해야겠다 결심하게 됐어요. 또, 이전 작품들처럼 드라마틱한 효과 없이 잔잔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손예진이 말하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윤진아는 자신과 다른 점이 많다고 했다. 나이도 같고, 결혼을 하지 않은 여자란 점과 한 가지일을 오래 했다는 것은 비슷하지만, 성격이 너무 다르다고 고백했다. 이해되지 않는 윤진아의 답답한 행동은 시청자들이 느끼는 것과 자신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독님께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는 그는 진아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처음 답답했던 부분은 준희가 미국에 떠날 때였어요. 하루는 감독님께 '왜 진아가 준희 따라 미국에 가지 않냐'며 '준희에게 보내 달라'고 때를 쓰기도 했어요. 특히 반복되는 거짓말로 상대방을 속이는 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그럴 때마다 감독님은 진아에 대해 이해시켜주셨죠. 진아는 남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홀로 모든 것을 짊어지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죠. 또 제 욕심대로 진아의 선택을 바꾸다 보면 그건 결국 윤진아란 캐릭터가 아니더라고요."


"때론 잦은 실수가 반복되는 진아의 모습에서 저랑 비슷한 모습도 발견했어요. 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성숙해져 가는 듯했던 진아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면서도 '꼭 나이가 먹는다고, 혹은 사랑을 한다고 해서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란 결론에 도달했어요. 그래서 저는 아직 성숙해지는 중이에요.(웃음)"



손예진은 성추행으로 피해 입은 평범한 직장인 역을 맡은 소감에 대해 '연기만으로 괴로웠고 힘들었다'고 밝히며 실제 용기를 낸 사람들을 응원하기도 했다./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 30대 평범한 여자 직장인으로 살아본 3개월


드라마 속에서 남녀 주인공의 달콤한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있었다면 여자 주인공 윤진아가 직장 속에서 겪는 성희롱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때도 진아의 답답함은 또 한번 발휘됐다. 홀로 모든 것을 짊어지고 나간 것. 실제는 이보다 더욱 끔찍하겠지만, 최근 이슈가 된 '미투 운동'과 관련된 이야기가 드라마 속에서 등장하며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아마도 진아는 혼자 감당하려고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왜 다른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지'란 것을 느꼈을 때는 모든 사람들이 한 발 물러서있던 게 아닌가 생각해요. 전 비록 연기였지만, 실제로는 더욱더 힘들고 괴롭다고 들었어요. 아마 이루 말할 수 없는 끔찍함이겠죠. 실제 제가 진아 같은 상황이라도 오기와 분노가 생겨 끝까지 일을 진행했을 것 같아요."


극 중 윤진아는 사내 성희롱 문제를 끝까지 진행한 덕(?)에 부당한 발령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진아는 모든 것을 홀로 짊어진 채 3년이란 시간을 버텨왔다. 드라마 속에서는 많은 부분이 함축되어 있어 볼 없었지만, 그 아픔과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손예진은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했다. 또 통쾌함은 덜 했지만, 그 인고의 시간을 지내고 난 다음에 회사에 쓴 사표라 값지고 귀했다.


손예진에게 많은 도움을 준 정영인 부장(서정연 분)을 보며 선배의 모습도 깨닫게 됐다는 손예진. "사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한테 존중을 많이 받았어요. 저도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동안 항상 막내였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선배가 되어 있다니 많이 어색해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좋은 언니이자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손예진이 '예쁜 누나'에서 정해인과 호흡을 맞추며 "실제 연인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웃어보였다./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 주변 지인도 의심하게 한 정해인과 케미


남다른 '케미'로 연인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한 손예진과 정해인. 두 사람의 다정한 연인 연기가 전파를 타자 손예진은 친한 지인들로부터 여러 건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제 주변 지인들이 방송을 보고 다짜고짜 '너네 진짜 사귀지', '너네 만난다고 하던데 맞지?' 등의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또는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그냥 웃어넘겼어요.(웃음)"


손예진은 '멜로퀸'답게 어떤 배우와 함께해도 실제 연인 같은 모습을 표현해낸다. '예쁜 누나'가 시작하기 전 개봉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소지섭과 환상의 호흡으로 두 사람이 진짜 연인 같다는 대중들의 의견이 있었다. 여기에 손예진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해주셔서 포스터, 스틸 사진을 찾아봤더니 묘하게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사람들마다 각자 비슷한 분위기와 아우라가 있는데 아마도 저희가 그런 게 아닐까요."라고 답했다.


이 밖에 두 사람의 호흡 비결로 손예진은 '일상적 공간'과 '술'을 꼽았다. 그는 음식점, 차 안, 집 앞, 공원이 드라마에서 자주 나왔는데, 장소가 주는 편안함 때문에 대사도 보다 자연스러워질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번 드라마를 시작하기에 앞서 안판석 감독이 강조한 것은 '자연스러움'으로, 술 마시는 연기도 적절하게 술을 마시며 촬영해 배우들과 금세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에 아쉬움이 남아 극 속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손예진은 "글쎄요. 해인 씨한테 물어봤나요? 해인 씨에게 물어봐 주세요."라고 말해 묘한 기류를 뿜어내기도 했다.


jh311@tf.co.kr
[대중문화이슈팀|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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