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1분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샤이니 종현은 오는 5월 열리는 샤이니 콘서트에 대해 “기가 막힌 안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종현의 말에 류수정은 “나도 가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고 종현과 정준형은 “갑자기 사심이다”라며 “연습실에 가고 싶은 거냐”고 류수정을 놀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류수정은 이에 “연습실이 아니라 콘서트다”라고 강조하며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그러나 이때 종현이 “연습실 한번 놀러와라. 521번지로 오시면 된다”고 말하자 류수정은 “저도 SM이에요”라고 말했다. 찰나의 정적이 흐른 뒤 종현은 “그건 알고 있어요”라고 답했고 정준영은 “러블리즈도 SM이에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정준영의 질문에 류수정은 “C&C”라고 덧붙였지만 이미 상황은 벌어진 후였다.
이는 인피니트-러블리즈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와 샤이니 종현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관계로 인해 생긴 문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2년, SM C&C라는 자회사를 설립하며 조금씩 규모를 키웠다. SM C&C는 연기자 MC 매니지먼트 사업 및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 프로그램 제작사업과 함께 다양한 예능 및 TV 프로그램 제작사업까지 추진하고 있으며 SM 그룹의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영상 콘텐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2013년 울림엔터테인먼트를 영입하며 SM C&C는 음악 레이블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레이블이란 독자적 레이블을 회사 밑에 두고 ‘유통’과 ‘마케팅’만을 회사에서 지원해 준다는 의미. 이때 음악적인 문제는 레이블이 독자적으로 운영한다.
레이블 체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SM C&C는 기존의 SM엔터테인먼트 음악 색깔 뿐 아니라 울림엔터테인먼트의 음악까지도 배출하게 된다. 또한 울림엔터테인먼트는 유통과 마케팅에 SM C&C의 지원을 받게 되고 서로는 ‘윈윈’ 할 수 있는 것.
울림엔터테인먼트는 SM C&C의 소속이 되지만 이는 SM엔터테인먼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티스트 육성이 목적인 SM엔터테인먼트와는 달리 자회사 SM C&C는 울림엔터테인먼트를 시작으로 ‘음악 사업’에 유통과 마케팅만을 하기 때문.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팬덤과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팬덤은 입장 차이로 인해 합병 이후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잦은 다툼을 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는 동방신기-샤이니-에프엑스-엑소 등 국내외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아티스트가 소속되어 있다. 그들의 연습기간과 활동기간을 존중한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의 팬들은 “인피니트는 SM 가수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
2013년 8월, 인피니트의 월드투어가 시작되는 첫날 SM C&C와의 합병 소식이 들려오며 국내외 커뮤니티에는 “그럼 이제 인피니트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니냐”는 반응이 속속들이 생겨났다. 혹시나 인피니트와 넬이 지금까지 가져온 독자적 음악 성향이 바뀔까 노심초사한 우려가 커지자 결국 인피니트 멤버들은 콘서트 도중 이에 대해 설명하며 눈물을 보였다.
인피니트 리더 성규는 “내가 부족하고 못나서 멤버들에게 미안하다”며 “우리가 인피니트 라는 팀이라는 것과 동료들은 변하지 않는다. 오해해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성열은 “사장님의 결정을 믿는다. 여러분들은 우리를 믿고 따라와 달라”고 강조했다. 당시 가장 많은 눈물을 보였던 우현은 “항상 여러분을 생각하고 있다. 오해하지 말라. 인피니트가 더 크게 될 테니 기대해 달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인피니트는 크지 않은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첫 아이돌이다. 2010년 ‘다시 돌아와’를 시작으로 ‘추격자’, ‘데스티니’, ‘Back’, ‘BTD’ 등 히트곡들을 탄생시킨 인피니트는 높아진 인기와 인지도로 울림엔터테인먼트를 순식간에 성장시켰다. 이에 인피니트는 유닛 인피니트H와 인피니트F, 리더 성규의 솔로 활동까지 지원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류수정을 무작정 비난하기엔 분명 무리가 있다. 류수정은 오디션 당시 소녀시대의 ‘Oh!’를 춰서 합격한 바 있다. 또한 오랫동안 롤모델을 소녀시대로 꼽은 만큼 소녀시대와 한 식구인 샤이니를 만나 기쁜 마음을 표현한 일일 수 있는 것. ‘SM’이라는 공통점을 어필하며 친근감을 형성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 있다.
16일부터 17일 새벽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팬 커뮤니티, SNS 뜨겁게 달군 류수정의 발언은 팬이 아닌 이에게는 이해가 어려운 문제다.
출처-인스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