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조국 정국' 황교안, '삭발'로 얻은 '일석이조' (영상)

기사입력 2019.09.21 00:00

자유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요구하며 삭발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 장관 파면을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한 황교안 대표. /김세정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김현종 vs 강경화 불화… 金 "덕이 부족했다"로 마무리?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갈등의 끝은 있을까요? 이번 주도 정치권은 여전히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극한 갈등 정국을 이어갔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삭발을 비롯한 각종 장외투쟁으로 조 장관 파면을 요구했지요. 또, 야당은 조 장관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출석도 반대했습니다. 이후 여야는 의사 일정에 전격 합의했지만, 대치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16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조 장관 파면을 요구하며 삭발했습니다. SNS 등에선 황 대표 얼굴에 수염을 합성한 사진이 패러디물로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이 밖에도 황 대표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번 삭발로 종지부를 찍었다고 합니다. 국회의장과 각 정당 지도부를 예방하러 나선 조 장관의 행보도 취재진의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쏟아지는 질문에 한마디 답도 하지 않아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진실이 밝혀진 황 대표 삭발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염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1 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삭발했다. 지난 1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삭발하는 황 대표. /김세정 기자

◆ 나경원 향한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의 조언은?


-황 대표가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며 16일 삭발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상당히 궁금해 하던 사실 하나가 밝혀졌다고 하는데요(웃음), 그게 무엇인가요?


-네, 지금까지 황 대표에게 제기됐던 한 의혹(?)에 대한 것인데요, 바로 '가발설'입니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황 대표의 머리카락이 가발이라는 소문이 상당했습니다. 기자들도 정말 많이 궁금했던 내용이었는데요, 지난 2월엔 황 대표가 몇몇 기자들과 식사하던 자리에서 가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만져보세요. 보면서도 그런 질문을 하냐"고 강력히 부인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기술이 좋아져 가발 여부를 알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황 대표의 말을 그대로 믿지 못한 채 의혹은 여전했던 상황이었습니다(웃음).


-이런 의혹이 있다 보니 황 대표 삭발 소식이 처음 돌았을 때 다른 것보다 관심이 됐던 것도 바로 이 가발설의 진위여부였습니다. 황 대표의 삭발 예고 직후 삭발 투쟁에 대한 것보다는 SNS 등에서 "드디어 가발설의 진위가 밝혀진다"는 글들이 공유되며 '가발설' 확인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뜨거웠습니다(웃음).


-황 대표가 삭발할 때 보니 가발은 아니었던 것 같던데요.


-네, 다들 보셨겠지만 가발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마침내 확인이 됐습니다. <더팩트> 취재진도 직접 현장에서 봤기 때문에 조작도 없었습니다(웃음). 가발은 아니었지만, 황 대표는 모발을 이식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 한국당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과거 모발을 이식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래서 이후에 기자들 사이에 화두가 된 게 '어떤 병원이 저렇게 모발이식을 깔끔하게 잘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웃음). 머리숱이 점점 사라져 고민 많은 남성 기자들에게는 빼곡했던 황 대표의 머리가 적잖이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당 쪽에선 투쟁 분위기도 더하고 가발설도 떨쳐내고 황 대표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는 자찬이 들리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현장에 많은 인파가 몰렸었죠? 뜻밖의 손님도 있었다죠.


-네, 그렇습니다. 취재진뿐만 아니라 우파 지지자들이 현장을 찾았는데요, 그곳에서 '아베 사과 논란'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 대표는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었는데, 그날은 황 대표의 삭발에 굉장히 흡족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주 대표는 황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영상을 보시면 특히 주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껴안으면서 귀엣말로 무언가를 얘기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주 대표가 이후 나 원내대표에게 "그러면 완전히 올라서! 생각해보세요"라고 한 걸로 보아 무언가를 주문했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는데요, 아마도 나 원내대표에게 '삭발을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조심스레 추측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이날 지지자들 사이에서 "황 대표 외에 다른 현역 의원들도 삭발하라"는 목소리와 함께 나 원내대표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취임 인사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의장을 비롯한 각 정당 지도부를 예방했다.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려들어 질문을 던졌지만 조 장관은 답하지 않았다. /이새롬 기자

◆ 국회 찾은 '조국'…취재진 질의에 '묵묵부답'


-최근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19일 3일 연속으로 국회를 찾았죠. 장관 취임 후 국회의장과 각 정당 지도부를 예방하는 자리였는데요, 조 장관을 인정하지 않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취재진의 관심도 뜨거웠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네, 조 장관은 17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시작으로 이인영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유성엽 대안정치연대대표, 채이배 법사위 위원(바른미래당),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조배숙 원내대표, 박지원 법사위 위원(대안정치연대) 등을 3일간 차례로 만나 대화를 나눴습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측에선 만남 자체를 거부했고요.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당 지도부는 덕담과 함께 검찰·법무개혁을 잘 완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반면 유 대표는 "조 장관이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국회에서 (사법개혁) 법안 처리과정에 별로 좋은 것이 아닌 것 같다"며 "내려놓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국민 의견이 많은데, 깊게 생각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사실상 '자진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조 원내대표도 "사퇴의 용단을 내리는 것이 순리에 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같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조 장관은 정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연거푸 고개를 숙이면서도 "저의 불찰로 말씀해주신 질책을 새기면서 개혁 과제를 완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장관직 유지의 뜻을 피력했습니다.


-이동 간 취재진과는 별도의 질의응답이 없었나요?


-국회가 상당히 큽니다(웃음). 각 정당 지도부 사무실, 의원 사무실까지 거리가 상당합니다. 조 장관은 이번에 여러 인사를 만나야 하는 만큼 평균 30분가량 걸린 면담 외에 빠르게 다음 면담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십 명의 취재진이 따라다니며, 추가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물었는데요, 한마디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17일의 경우에는 문 의장까지 만난 뒤 국회 본청 3층에 있는 귀빈식당에서 함께 온 법무부 직원들과 식사를 했는데요, 식사 자리로 이동하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쫓아가며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마디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조 장관이 이번 국회 방문에서 각 정당 지도부에게 한 발언은 대동소이했는데요, 국회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인사인 조 장관이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답을 하지 않아 취재진도 많이 답답해 했습니다(웃음).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당시 다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이후 김 차장은 "제 덕이 부족한 탓"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남윤호 기자

◆ "제 덕이 부족" 김현종, 끝나지 않은 신경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의 언쟁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정가 안팎으로 뒤숭숭했죠?


-강 장관이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당시 김 차장과 다툼을 인정했습니다. '김 차장과 다툰 적이 있느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공개 석상에서 고위 공직자끼리의 설전을 인정해 조금 놀랐습니다.


-문 대통령 순방 당시 김 차장이 외교부 문건에 대해 지적하면서 외교부 직원들을 꾸짖자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맞받아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강 장관과 김 차장은 영어로 언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의 '영어 설전'이 이해가 간다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강 장관의 영어 실력은 워낙 유명하죠. 마찬가지로 김 차장도 영어를 잘합니다. 직접 목격한 겁니다(웃음). 말할 때 국어와 영어가 섞일 때도 있고…. 김 차장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자들은 당황스럽죠. 어쨌든 김 차장이 영어를 쓰는 게 더 편해서 영어로 언쟁을 벌인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설전을 인정했다. 이후 이들의 갈등은 가라앉았지만 일부 신경전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윤호 기자

-한편 강 장관이 '제 식구'를 챙기는 모습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아마 다들 공감하실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자기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혼나는 것을 본다면 누가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측면에서 강 장관이 외교부 직원을 감싼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제가 그 당사자였다면 감동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강 장관과 김 차장의 언쟁은 바람직하지 않지요. 불협화음 자체가 우리 외교에 대한 우려를 키우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논란이 일자 김 차장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제 덕이 부족했다"며 자세를 낮췄습니다. 사실상 사과 겸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최선의 정책을 수립하려는 의욕이 앞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 낮추며 열심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강 장관과 김 차장의 행보에서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장면이 있다죠?


-네, 우선 김 차장은 19일 트위터에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만난 사진을 공개하고 "한미동맹과 동북아 지역 전략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김 차장의 트위터를 포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살펴보니, 문 대통령의 동정과 청와대의 입장을 공개하는 쪽이 많았고요, 자신의 행보에 관한 글은 그리 많지 않아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관련 트윗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묘한 기류가 있는 것으로 보인 것은 강 장관이 20일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면담했기 때문입니다. 강 장관 면담에 앞서 김 차장이 먼저 미팅을 공개한 것을 두고 여전히 신경전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이유입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고위 공직자 간 힘겨루기는 절대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김세정 기자 (이상 사진영상기획부)



moone@tf.co.kr


[인기기사]

· [TF이슈] 화성부터 '그놈 목소리'까지…한국 3대 미제사건

· "첫 만남 강요" vs "법적 대응 예고"...양준혁 성추문 ing

· [훈민정음 상주본 미스터리④] 문화재청·실소유주 '치킨게임'…중재가 답

· [TF확대경] 조국 논란 '시선강탈' 나경원… 왜?

· [TF초점] 돈·시간·공 들인 '배가본드', 판은 깔렸다

· 김생민 측 "팟캐스트 시작, 방송 복귀 의미 아냐"

· [TF초점] 하태경 징계로 '분당 위기?'…바른미래당 운명은

· [TF초점] 공효진의 가을이 기대되는 이유

· [TF확대경] 내놓으면 다 팔리는 '갤럭시폴드' 진짜 평가 남았다

· 글로벌 OTA '아모마닷컴' 돌연 폐업...소비자 피해 속출

- 특종과 이슈에 강하다! 1등 매체 [더팩트]
- 새로운 주소'TF.co.kr'를 기억해주세요![http://www.TF.co.kr]
- 걸어 다니는 뉴스 [모바일웹] [안드로이드] [아이폰]
- [단독/특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더 팩트에 있으며 더 팩트와 풀빵닷컴 간의 상호 협의 하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좋아할만한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