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물로 이루어져 있다
어느날
거대하고 날카로운 무언가에 의해
내 마음은 구멍이 뚫려 버렸어.
마음이
한번 흘러 내려가기 시작하면
내 손을 벗어난 일이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마음을 주워담을 길이 없어.
흘러내려가던 물은
발 밑부터 나를 잠기게 만들어.
폭우속을 헤메는 듯 정신을 차릴 수 없지.
나를 잡아 먹을듯 달려드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은 파도들 때문에
내 의지를 벗어난 내 몸은 이미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 다다르게 되.
이런일은
내가 내 발등을 찍는 경솔함을 행했다던지
또는 타인이 나 뒷통수를 갈긴다던지
또는 내가 상상조차 하지 않은 어떤 상황이 밀어 닥쳤을때
종종
마음이 토해놓은 물에 빠지곤해
몰아치는 파도의 소용돌이 속에서
웅크리고 시간을 보내면
(사실 다른거 할 여유도 없어)
성난 기운이 솟구치던 물들은 분노를 잠재우고
소모된 마음의 구멍은 다시 메꿔지지
이런
바라지 않는 범람이 온다면
그건 나에게
성장일될까 아님 소모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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