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오사카] 나를 찾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화요일과 금요일 펀매거진으로 여러분을 만나게 된 희야입니다. ^^

혹시나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
예전에 사진과 이야기방에 비밀의 화원에서 소소한 일상 생활 사진
이야기를 연재했었답니다.

4년간 우울증에 시달리다....
우연한 기회에 일본시코쿠에 있는 88개의 도보 순례를 통해
잃어버린 제 자신을 찾게 되었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시코쿠가 아직까지는 낯선 지역이지만....
산티아고와 맞먹을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순례영지랍니다.

여행을 통해 변화되는 희야의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1)>


- 나를 찾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다. -

2010. 3. 10.

불과 4년전의 나는... 지금과는 참 다른 아이였다.
일상의 소소함을 사랑하고 그 일상을 사진으로 담아 일기형식의
글을 인터넷으로 올리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다방면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며 하루 하루를 행복하게 살던 나였다.

그러던 내가 4년전 어느날부터 우울증이란 녀석이 슬금 슬금 내곁에
다가와 친구를 삼기 시작했다.

사랑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오랫동안 하던 사업이 시대의 변화에 하향사업으로 변해...
결국 문을 닫게 되었고...
한때 소중했던 사람은 나의 돈을 갖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시고...
그렇게 좋아하던 운동들도 더이상 하지 않고....
사람들도 점점 만나지 않고 홀로 지내던 나는....
어느날 거울을 보니... 참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외모는 고도비만을 달려가고 있으며....
어느것 하나 예전처럼 의욕적으로 되어지지 않고...
내가 스스로 뭔가를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참...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 있던 나...
그래서... 점점 극도로 사람 만나기를 피하며...
악순환을 밟고 있던 내가....

2년전 가을 3박 4일간 제주 올레길를 걸으며....
도보여행이 주는 치유가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날 이후... 도보여행에 대한 그림움이 깊어져 갔다.
좀더... 오래... 걸으며 내 삶을 천천히 뒤돌아보고...
또 새로운 삶을 출발할 수 있는 계가가 될 만한 곳이 없을까?
궁리하던 중.... 우연히 일본... 시코쿠의 섬에...
88개소의 영지를 루프 모양으로 둘러싼 세계에 유례없는
1200km 장대한 사원순례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 여기야 여기!!!! 여길 가는거야!
그러나 문제는...!!! 그 시기에 이곳에 관한 정보가 인터넷상에도...
책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

하긴... 시코쿠라니.... 한국 사람들이 몇이나 그 지역을 알까?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넘 낯선 지역인 것을...

시코쿠라고 해서 알려진 것이라고 해 봐야 뭐가 있을까?
사누키 우동,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도고온센,
나쓰메 소설 <도련님>의 배경인 마쓰야마의 봇짱열차정도나 떠오를까?
좀더 관심을 갖은 사람이라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촬영지가 있는 곳 정도라고 해야할까?

아... 처음부터 난관이다.
이렇게 정보가 없어서야... 제대로 여행을 할수 있을까?
그러나.... 어쩌면 이렇게 정보가 없기에...
더 도전할 맛도 나는 듯 싶었다.

이참에 내가 시코쿠 관련책을 한번 써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보니... 정말 오래전부터 일본에 대한 글을 꼭 책으로
출간해 보고 싶었던 꿈이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a



일단 지도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간행된 책도 없고....
이곳 저곳 알아보니... 현재 유일하게 존재하는 한글판 지도는
무양당에서 2008년에 간행한 한글판 <시코쿠 88개소 순례여행 안내지도>가 있었다.

이책을 구입하는 방법으로는 오핸로길 보존협력회 홈페이지에서
(www.iyohenro.jp) 인터넷으로 구입이 가능한데...
메일(shikoku88@iyohenro.jp)을 보내서 문의 한뒤 구매가 가능하지만...
일본어도 서툴고... 이래 저래 복잡해 보여서...
일본일 친구의 도움을 받아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

그러나... 지도를 구했다고 해서 다 떠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달 반에서 두달가량의 여행이 걸릴텐데....
경비며... 시간... 그리고 급격히 떨어진 저질체력인 이몸으로
과연 떠나는 것이 가능한지... 그리고 새로 하고 있는 사업도 있는지라...!
그렇게 마냥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하루 하루 시간만 보내고 있던 작년 어느날....
드디어 시코쿠 여행책이 2권이나 출간되었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아일랜드의 유명한 극작가 버나드 쇼에게만 해당 되는
말은 아니였던 것이다.

새로운 개척지를 탐험하는 용감한 사람들이 많은 한국에서...
이 여행지를 그냥 이렇게 오래도록 제쳐놓을리가 만무했다.

왜 이렇게 뭔가를 결심해도...
실행에 옮기기는 이렇게도 힘든지...?



12월 1일... 내가 운영하던 음식점에 그녀가 찾아왔다.
손미나.... 내가 좋아하던 그녀인데....
(물론 그녀는 나를 모르지만.. ^^a)

내가 어떤 꿈을 품고 있는지 모르는 그녀일텐데...
그녀가 적어준 싸인북에는 이렇게 적어 주었다.

[언제나 뜨거운 열정과 함께 하시길]

그 한마디는 마치 마술주문처럼 나에게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불어 넣어주었다.

그리고... 난 결심했다.
더이상 이 우울증이란 녀석과 친구 삼으며
지금처럼 안주하듯 이런 삶을 이어나가지 않겠다고....

그리하여 12월 31일... 새롭게 하고 있던 가게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여행을 서서히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되었다.

도보여행이기에... 가기전 체력을 보강하고자 했다.
그러나 남산 한번 올라갔다와서 일주일 앓아 눕고....



덕유산에 갔다가 일주일 넘게 앓아 눕고... --;;;
(그것도 케이블카 타고 정상 근처까지 가서 내려오는 코스였는데도...ㅠㅠ)

한강을 밤에.... 5번 정도...? 2시간씩 걷는 것이 고작이었다.
무엇보다도 체력부족이다. ㅠㅠ
진짜 이몸으로 이 여행이 가능하긴 할까?
갈수록.... 자신감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하던 일도 때려치운 이 마당에...
정말 이번에 포기하면 더이상 나에게는 희망이란 것이
존재 하지 않을 듯 싶었다.

그래... 일단 시작을 하는 거야.
시작을 하고... 다음은 또 그때 그때 해결하면....
어찌 되겠지... ^^;;



3월 10일.... 일본으로 향하는 날....
갑자기 폭설이 내렸다. --;;

공항으로 향하는 시간은 다른때보다 배는 걸렸다.
이러다 비행기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
공항으로 가는 시간부터 불안 불안~ --;;



돈을 아끼기 위해 가장 저렴한 제주항공을 끊었는데....
이런 날씨에 제대로 날아가 줄지...
또다시 불안 불안....

그보다도 결항이 될까봐 더욱 불안 불안.... --;;



저렴한 항공인지라...
기내식은 오렌지쥬스와 삼각김밥뿐...!



계기는 불안정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날고 있었다. ^^;
다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의 나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과연 변화되어 돌아올 수 있기나 한 것일까????

부디... 돌아오는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르기를....
복잡한 심정때문인지.... 한숨도 자지 않고...
그렇게 일본... 오사카로 향했다.



원래 시코쿠여행만 할 생각이면 인천에서 다카마쓰 공항이나
마쓰야마 공항으로 가야하지만 몇년동안 못본 일본 친구도 볼겸
해서 일단은 오사카에 어느 정도 있다가 버스를 타고
도쿠시마역으로 이동하는 방법으로 정했다.

일단 공항에서 도착해서 친구가 살고 있는 신이마미야역으로 향했다.



4년만에 만난 후지타 테루히토상... ^^
시코쿠 여행 이외에는 오사카 그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다.
늘 친정아버지처럼 나를 맞아 주신다.

자신이 좋아하는 코보대사의 수행길을 걷는 것에 무척 기뻐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물론 내가 해낼수 있을까?
불안해 하는 눈치였지만 말이다. ^^a

희야가~

휘리릭~~~~



무단 도용 및 링크, 리터칭을 통한 재배포 등은 절대 금합니다.
(http://heeyasis.com 희야의 비밀의 화원)


풀빵웹툰

시코쿠 도보순례

1화-[오사카] 나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