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도보순례

글/그림 : 희야시스

[고야산] 고야산에서 코보대사와의 첫 만남을 갖다.

<시코쿠 88절 1200km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걷다. (2)>


- 고야산에서 코보대사와의 첫 만남을 갖다. -

2010. 3. 17.

야심차게 일본에 왔지만... 변한건 아무것도 없었다.
시코쿠로 떠나기전 오사카에서
일본어 공부도 좀 하고 귀 좀 트이고
주변 관광을 하며 산책도 할 예정이었지만...
예정은 예정으로 머물러 있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테루히토상이...
"희상... 고야산에 한번 가보지 않겠어?"
"고야산이요?"

"응... 고야산에 코보대사의 무덤이 있어.
그곳은 일본인들에게는 정신적인 고향과도 같아."
"네...? 정말요?"

테루히토상은 겨울에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번 여행과 관련된 곳이니 시코쿠 가기전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다음날 아침 테루히토상은 손수 정성스런 도시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주먹밥에 계란말이, 두부함박스테이크, 소세지, 연여구이까지
정성을 듬북 담은 도시락들이었다.

일주일이 넘도록 그냥... 멍하니...
보내는 내가 조금은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고야산을 가기위해 난카이선 신이마미야역에서 전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신이마미야역에서 고야산까지 편도 비용은 1,230엔이다.
고야산에 가서 또 버스를 타고 하면....
왕복 3,000엔 가까이 든다.

나는 공항에서 사온 간사히 스롯트패스를 이용해서 저렴하게
다녀올수 있었지만... ^^a



신이마미야역에서 출발한 고야산행 열차는 고쿠라쿠바시역까지
운행하며 이곳에서 하차한 뒤 케이블 전차가 있는 곳으로 바로
이동하여 고야산역까지 가게 된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록되어 있다보니 외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이 오는 것 같았다.






고야산의 케이블카는 경사진 산을 타고 오르며 깔려진 레일 위를
마치 등산하듯 올라간다. ^^

그래서 케이블카 자체도 경사가 져 있다.



사실 케이블카를 내린 곳에서부터 오쿠노인까지 도보로 가고
싶었지만 아직 체력이 딸리는 나도 그렇지만 테루히토상이
버스를 은근 고집하는 분위기라 그 근방까지 버스를 타고
근방까지가서 내린 뒤 걸어 들어갔다. ^^a



오쿠노인으로 향하는 입구에서 갑자기 테루히토상이 나를 부른다.

"희상... 여기 이것봐.."
"아.. 이거 나 알아요.
나우다이시헨죠우곤고우라고 써 있는거죠?"

"응... 오다이시상~ 하고 부르는 뜻이야."
"나우다이시 헨죠우 콘고우~~~~~~~~"

"응응... 그렇게... ㅎㅎㅎ"



고야산에서 코보대사의 묘가 있는 지역을 오코노인이라고
하는데 흔히 이곳을 하카와라고 부른다.

이곳 전체가 빼곡히 무덤으로 덮여져 있는데 다양하고 독특한 모양의
위령비가 참 많았다.



닛산자동차 위령비



일본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UCC커피회사의 위령비



심지어 강아지를 위한 위령비까지..!



강씨지묘소라고 써 있는 비석 곁에는 한복을 입은 한국인의
동상도 보였다.

아마도 꽤 재력이 있는 재일교포의 묘가 아닐까? 싶다.



그외에도 이곳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묘소나...
오다노부나가의 공양탑도 있었지만....
사실 지금 나의 눈을 빤짝이게 하는 것은 드문 드문
보이는 오헨로상들의 모습이었다.

지나가는 오헨로상과 이야기를 건내보고 싶었지만
쑥스러움에 멀리 바라볼 뿐이었다.




오쿠노인 앞... 다리 앞에서 부터는 사진촬영이 금지가 되어있다.
다리 하나를 두고 풍기는 신성함이란 이루 말할수 없이 깊었다.

코보대사가 잠들어 있는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서서
참배를 하고 있었다.

나도 두손을 합장하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얼마뒤면 시코쿠로 향합니다.
부디 좋은 길로 인도해 주세요."



오쿠노인에서 나오는 길에 나이가 지긋하신 오헨로상을 만났다.
테루히토상이 나에 대해 이런 저런 소개를 하자
무척이나 기뻐하시며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 분과 이렇게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니...
앞으로의 여행에서 좀더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시코쿠 여행을 끝내고 다시 한번 이곳을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곳은 죽고자 하는 마음으로 떠난 오헨로상들이
시코쿠의 1번절에서 88번절까지 모두 돌고 나서...
결원을 한뒤 이곳에 와서 여행을 마무리 한다고 한다.

나 또한 그들처럼 이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이곳에서 여행의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현재의 우울한 나는 모두 벗어버리고...
이곳에서 새로운 나로 거듭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희야가~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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