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시민' 최민식 "선거의 중요성 절감…개봉 타이밍은 절묘"

풀빵닷컴N 2017/05/03
0 0 816

요즘 대한민국은 5월 9일 예정된 장미대선으로 뜨겁다.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등 13명의 대선 후보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구체적이고 현실성있는 정책의 부재로,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도 받지만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연일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26일 개봉된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제작 팔레트픽처스)은 본격적인 정치영화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특별시민' 최민식(55)은 헌정 사상 최초로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변종구 시장을 메소드 연기로 풀어냈다.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언론 시사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정치가)지겨운데 돈 내고 보러 오겠느냐는 얘기도 했었다"면서 "제작 단계에서 그런 의도를 많이 공유했지만 선거의 중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말씀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최민식은 이어 "나름 지겹지만 더 지겹게 오셔서 '그래 이런 사람은 안되지'라고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대선과 맞물려 개봉하는 게 의도적인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우연이다. 하지만 개봉 타이밍은 절묘하게 잘 잡은 것 같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특별시민'에서 열혈 정치꾼 연기를 펼친 최민식과 나눈 일문일답.


-장미대선을 앞두고 개봉을 한다. 의도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당연히 그런 얘기가 나올 줄 알았죠. 시국과 맞아 떨어졌으니까요. 개봉시기와 현 시국과 얽혀 있는 것보다 긍정적인 면을 얘기하자만, 누구를 선택해야할 것인지 많은 고민들을 하실텐데 '특별시민'이 도움을 드리는 것은 있겠죠. 하나의 지침서는 아니고요. 요즘 같이 전 국민이 정치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질 때가 있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이미 전 국민이 정치에 있어 전문가 수준이라고 생각되는 요즘이잖아요. 학생들도 촛불 시위에 참여할 정도의 시점이기에 적어도 영화 속에 나오는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단, '특별시민'은 계몽적인 영화가 아니라 하나의 상업영화입니다. 외국 정치 드라마를 부러워할 게 아니라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죠. 큰 이벤트인 선거를 통해, 그걸 비틀어서 유머러스하게 우리식의 정치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기획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다.


시나리오 초기 단계부터 기획에 참여했죠. 바구니에 가득 담고 싶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정치를 다룬 영화들이 밑고 끝도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외국 영화에서 발췌한 부분은 없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정치, 그런 잔상들을 조합해 본 것인데 저도 아쉬운 점은 많죠. 현재 여건에서는 감독과 편집, 기술 팀이 최선을 다한 것 같아요. 항상 작품이 끝나면 아쉽죠. 이번에도 러닝타임을 3시간 정도 해서 느극하게 볼 수 있게 이야기를 배열하고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더라고요.



'내가 죽일 놈이지 뭐, 기가 막힌 개사.' 최민식은 극 중 다이나믹 듀오와 랩을 하는 장면에 대해 언급하며 "만난지 한시간만에 형님이라고 하는데 이게 바로 힙합정신인가 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쇼박스 제공

-영화 오프닝에서 남성 듀오 다이나믹 듀오와 랩을 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 친구들이 정말 고마웠죠. 분야가 다른데,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자기 노래가 어떻게 쓰일지 모르잖아요. 대본을 주고 영화사 대표가 만났는데 흔쾌히 하겠다고 했어요. 곡을 선정할 때 저는 '죽일 놈'이라는 노래가 변종구 시장의 입장에 대입해보니까 좋겠더라고요. 개사도 그 친구들이 다 했어요. '내가 죽일 놈이지 뭐'라는 적절한 가사가 변종구를 잘 표현했죠. '우리는 비 전문가니까 적절하게 개사를 해달라'고 했는데 아주 기가 막히게 했어요. 약간 뽕짝 느낌도 있게요.(웃음) 변종구가 너무 세련되게 랩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까요? 정치하는 아저씨가 쇼한다고 젊은 친구들 불러 하는 거니까요. 막판에는 제가 노래방에서 노는 것처럼 했어요.(웃음) 그 친구들이 저를 아주 편안하게 해줬어요. '이게 힙합정신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되게 열려 있더라고요. 제가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차이는 좀 나죠. 그런데 한 시간 정도 지나니까 저한테 '형님'이라고 하더라고요.(일동 웃음) '그냥 느낌대로 움직이세요'라고 하는데 훅 적응이 되더라고요. 마치 오래 알고 지내던 동네 후배 같았죠. VIP 시사회 끝나고 한 잔 걸쳤습니다.


-극 중 연설하는 장면은 실제를 방불케 했다. 최민식 배우처럼 연설하면 바로 찍을 것 같았다.


카메라가 7대 정도 있었어요. 각 앵들별로 찍고 저는 그냥 연기했죠. 폐공장에서 찍었는데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못 틀죠, 조명은 켜져 있죠. 작년 여름에 진짜 덥지 않았습니까? 자연적으로 셔츠가 젖었죠. 처음에는 15분이었는데 줄이고 줄여 7~8분을 찍었는데 그 중에서도 편집을 했습니다.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제가 나름대로 윤색을 했어요. 제 입에 맞아야하니까요. 그걸 토대로 써보니까 장문의 연설문이 된거죠. 촬영 전날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대사를 하려는데 입에 붙질 않더라고요. 정치하는 분들은 앞에 있는 모니터나 페이퍼를 보는데 제가 그런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1회차를 더 찍었습니다. 그 장문의 연설문을 달달 외워서 준비를 완벽하게 한 후에 찍은 버전이죠. 관록의 정치인이라 기자들 앞에서 겁을 먹는 사람이 아니라는 설정이었죠. 나름대로 농도 섞어가면서 하니까 완급 조절이 되더라고요.


-TV토론도 매우 현실적이었다.


대본이 있긴 있었죠. 그런데 입을 맞춰보고 대사를 하는데 생기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TV토론은 투견장을 방불케하는 전쟁터지 않습니까? 그냥 대본을 버리자고 했죠. 양진주(라미란 분) 후보랑 허만길(이윤희 분) 후보가 공격을 할텐니까 그냥 머리 속에 있는 걸 연기하자고 했어요. 버벅거릴 수도 있고, 무슨 질문을 할지 모르니까 진짜 토론장 느낌이 나지 않겠냐는 것이었죠. 얼마전 (대선 후보들이)스탠딩 토론을 했을 때처럼 말이죠. 진짜 박터지게 싸웠는데 편집이 많이 됐더라고요.


-실제 대선 후보들의 TV토론과 비교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아무래도 실제와는 차이가 있더라고요. 저는 (대선 후보 토론)세트장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우리 세트는 미국식을 가져온 것입니다. 특히 라미란이 정말 잘해줬죠. 싱크홀과 관련해 '당신 네 당이 승인해준 것 아니냐'는 100% 애드리브가 나오기도 했어요. 실제로 저도 웃고 객석에서도 웃음이 터졌죠. 재미있게 찍었는데 아쉽게도 시간 관계상 편집됐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허만실 후보도 재미있었죠.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부산에서 같이 근무했던 사이인데 말이죠.(웃음)



대선 후보들의 TV토론을 봤다는 최민식은 "세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서 "우리 세트가 더 좋더라"고 털어놨다. /쇼박스 제공

-배우와 정치인 모두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는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대중과 소통하는 점에서는 비슷한 것 같아요. 연극의 3대 요소에 관객이 있죠. 관객이 없으면 불가한 직업입니다. 그런데 이게 양날의 검이죠. 대중이 우리를 봐 줘야만 존재하는 직업인데, 또 대중 의존도가 높으면 일이 안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일하면서 얻은 결론은 대중과 작품을 통해 소통하는 것인데, 되게 이기적이 돼야 하거든요. 역설적으로 대중보다는 '나'를 더 생각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작품은 허구지만, 허상의 세계에서 허상의 인물과 캐릭터로 뭘 느끼려고 하는 것인지, 그저 대중에게 '이런 작품 봐주세요'라는 마인드면 되는건가 고민하게 되죠.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죠. 그러나 예를 들어 가급적이면 일희일비하지 말고 관객이 보지 않았다면 뭐가 잘못됐는지, 많이 봤다면 뭐가 잘 된 것인지 분석하고 저라는 연기자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요즘은 하도 '천만' 하니까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흥행 여부는 BEP(손익분기점)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손해보지 않았다면 땡큐니까요. 예술영화를 만들고 천만이 들지 않았다고 서운해하면 그건 이기적이지 않나요?


-경험에 비춰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박하사탕' 때 이창동 감독님과 소주를 마신 적이 있습니다. 감독님 친구 중에 사업하시는 분이 있었는데 여기저기 펀드로 소액 투자를 했던 것 같아요. '박하사탕'이 평단의 호평을 받았는데 엔딩크래딧에 본인 이름이 올라갔겠죠. 그 분이 지인들을 만나면 '나 '박하사탕'에 투자한 사람이야'라고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우리가 해야하는 일인 것 같아요. 문화상품에 대한 투자가 경제적 이득도 있겠지만, 본전치리를 해도 이런 영화에 투자를 했다는 무형의 어떤 그런 것 말이죠. 투자한 영화를 보고 정서적인 힐링을 얻을 수 있다면, 창작하는 사람들과 자본가들의 긍정적인 교류가 발생한다면 자부심을 갖을 수 있으니까요. 그게 서로에 대한 예의일 수 있고 자존심일 수 있다고 봅니다.


-배우 최민식에게 '특별시민'이란?


'특별시민'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닙니다. 매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항상 신중을 기해 선택을 한다는 것이죠. 흥행을 떠나 모든 작품이 그랬어요. 이번에는 생소한 세상이고 현실 속에서 징글징글 겪어 왔던 그런 이야기일 수 있지만 영화로 표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설렘이나 두려움이 있죠. '하우스 오브 카드'같은 작품들에게 밀리면 안된다는 가벼운 부담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토양이 다르잖아요. 우리나라 식으로 풀었다는 설렘이 있죠. 고통도 수반되지만 새로운 것을 접했다는 점에서 제가 하는 일의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인기기사]

· [단독] '박유천 피앙세' 황하나, '강남패치' 관련 피소

· 홍준표, 바른정당 탈당파에 "보수대통합 위해 들어와라"

· 하늘소리, 이미자 탈세 국세청 결과·이미자와 통화 녹취본 공개(종합)

· 탕웨이 "모유수유 중단 후 살 빠져…김태용과 애정전선 이상없다"

· [TF초점] 계파 떠나보낸 '무대' 김무성, 바른정당 잔류 배경은?

· ['홍준표 마크맨' 25시] 홍준표의 '씨암탉' 먹방이 어색했던 이유

· 이동건♥조윤희, 결혼 발표…이미 '법적 부부'+2세 임신(공식입장)

· '연중 최고치' 코스피 2220선 코앞, 증권주 '훨훨'

· 이재용 기소한 특검, 9번 재판 중 절반 핀잔 받아…증인신문도 반복되나

· [TF포토] 바른정당 대거 탈당…'근심 가득한 유승민 딸 유담'

- 특종과 이슈에 강하다! 1등 매체 [더팩트]
- 새로운 주소'TF.co.kr'를 기억해주세요![http://www.TF.co.kr]
- 걸어 다니는 뉴스 [모바일웹] [안드로이드] [아이폰]
- [단독/특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더 팩트에 있으며 더 팩트와 풀빵닷컴 간의 상호 협의 하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0
  • 0
댓글
당신이 좋아할만한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