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닮은꼴 스타들의 '남모를 애환'

풀빵닷컴N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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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의 이미테이션(모창가수)으로 활동했던 너훈아의 본명은 김갑순이다. 그는 간암으로 투병해오다 지난 2014년 1월 향년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암투병 사실은 수 년 전부터 주변 가까운 동료들 사이에 알려졌다. 그는 6개월마다 항암치료를 받으며 숨지기 불과 한 달 전까지도 투병사실을 숨긴 채 무대에 섰다.


사망 이전 2년 전에 이미 그는 8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투병 사실이 알려질 경우 행사가 끊어질까 두려워 비밀에 부쳤다. 암투병 사실을 감춘 그의 고군분투는 스스로 결정한 의지였다. 밤무대와 지방 행사 등을 함께 하며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던 방송인 엄용수는 "활동을 쉬고 치료에만 전념하라"고 권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김갑순은 일생을 가수 나훈아의 모습으로 살았다. 30대 중반부터 20년 넘게 각종 무대에서 나훈아를 쏙 빼닮은 외모와 뛰어난 모창솜씨로 갈채를 받았다. 반짝 인기와 스포트라이트만으로 행복했다. 대신 늘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투병사실을 감춰야했던 사연에 수많은 동료들이 그의 가슴아픈 죽음을 애도했다.



연예계에는 주용필(조용필) 현숙이(현숙) 방쉬리(방실이) 주연미(주현미) 설훈도(설운도) 등 30여명의 닮은꼴 가수들이 활동중이다. 박명수 조영구 김학도(왼쪽부터) 역시 이미테이션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더팩트 DB

◆ 박명수 김학도 조영구 등 '닮은꼴 언더'에서 출발해 화려한 변신


당시 김갑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순천향병원을 찾아 조문한 또다른 '나훈아 이미테이션 가수' 나운아(본명 김명창)씨는 이렇게 말했다. "한때는 주류 가수가 아닌 짝퉁이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멸시와 설움을 겪기도 했다. 나훈아라는 대스타의 닮은꼴 가수로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동료이자 후배의 죽음에 누구보다 진한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


'너훈아' 김갑순은 가수의 꿈을 키우다 소를 팔아 상경해 음반을 냈다. 1집이 실패한 뒤 생계를 위해 부득이 모창가수로 방향을 틀었다. 그의 친 동생은 개그맨 김철민(51)이다. 방송 데뷔 전까지 대학로에서 기타를 둘러메고 길거리 공연을 한 이력을 갖고 있다. MBC 개그맨 데뷔 후엔 음악개그로 특화했다. 알고 보면 형제가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 셈이다.


연예계에는 이미테이션 가수 또는 닮은꼴 스타로 활동하는 언더스타들이 꽤 많다. 너훈아 나운아 외에도 주용필(조용필) 현숙이(현숙) 방쉬리(방실이) 주연미(주현미) 설훈도(설운도) 김슈로(김수로) 박형빈(박현빈) 긴구라(김구라) 배길섭(백일섭) 채주봉(최주봉) 하추나(하춘하) 하리슈(하리수) 믹클짹슨(마이클 잭슨) 가은(가인) 등 30여명이 활동중이다.




나훈아 닮은꼴 가수 김갑순(너훈아)은 생계를 위해 간암 투병사실을 감추고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에 섰다. 개그맨 김철민(사진)은 "형이 못다한 꿈을 꼭 풀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TV조선 캡쳐

◆ 이미테이션 가수들, 스타 흉내 내다 재능 인정받고 인생반전 기회


이미테이션으로 출발해 성공한 주인공들도 있다. 박명수 김학도 조영구는 방송에 정식 데뷔하기 전 가수 이승철 서유석 조용필의 노래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또 문희옥은 선배가수 주현미를, 양수경은 심수봉, 윤현숙은 김완선을 각각 흉내 낸 적이 있고, 서태지(X재팬 베이스 타이즈)와 이주노(마이클 잭슨) 역시 잠깐이나마 이미테이션의 추억을 갖고 있다.


이처럼 스타 흉내를 내다 재능을 인정받아 인생반전의 기회를 잡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그런데 사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닮은꼴'들이 반짝 인기에 머물다 좌절한다. JTBC '히든싱어' 스타로 얼굴이 알려진 김정훈은 최근 <더팩트>와 인터뷰 중 "방송 출연 후 어느 순간 대중의 시선과 주목을 받고있다고 느끼는 순간 활동을 중단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철민이 바라본 형 너훈아의 모습은 어땠을까. 그 역시 형처럼 연예계에서 오랜 무명생활을 겪은 비주류다. 올초 KBS1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 코너에 출연한 김철민은 "형은 평생을 나훈아의 짝퉁으로 살았지만 이제라도 본명 '김갑순'이란 이름을 되찾았으면 한다"면서 "형이 못다한 스타의 꿈을 언젠가는 풀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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