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6일 임시회의를 열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신청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더팩트 DB

최종구 금융위원장 "연내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재추진"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예상을 뒤엎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금융 당국이 올 하반기 중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절차를 재추진할 방침이지만,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26일 임시회의를 열고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신청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두 곳이나 둘 중 한 곳이 무난히 심사를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선 결과다.

이는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외평위는 키움뱅크가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가능성에서, 토스뱅크는 지배주주의 적합성, 자금조달 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신규 인터넷은행 설립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부진한 데다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예상과 다른 결과에 충격에 휩싸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심사 결과를 듣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다"고 전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연내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절차를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최 위원장이 지난 9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의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남용희 기자

이로써 키움증권과 간편송금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은행을 통해 금융 혁신을 이끌겠다는 꿈을 잠시 접어두게 됐다. 다만 금융당국이 신규 인터넷은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고해 재도전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장기간 논의를 거쳐 통과된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취지와 혁신성장 정책 기조가 퇴색하지 않도록 신규 인가는 필요하다"며 "연내 신규 인가 절차를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탈락한 2개 컨소시엄은 다음 신청 때 문제점을 상당 부분 보완해 신청할 수 있을 것이며, 새 신청자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면서 "가급적 3분기 중 신청을 받아 4분기 중 인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하반기 진행할 인터넷은행 인가에 재도전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이번에 미흡하다고 지적한 부분들을 모두 충족하지 못할 경우 다시 도전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로운 사업자가 참여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심사기준이 다소 깐깐해진 데다 혁신성과 안정성 모두를 갖춰야 하는 만큼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최 위원장은 "이번 절차를 진행했을 때 많은 업체가 인터넷은행 진출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며 "이번 심사로 신청자들이 부족한 점을 알게 됐을 것이고, 또 다른 희망자들도 그런 부분에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키움증권(지분율 25.63%)을 주축으로 하나금융지주(10%)와 SK텔레콤, 롯데멤버스, 11번가 등이 참여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간편송금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60.8%)가 주도하고, 한화투자증권이 9.9%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벤처캐피탈사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등이 주주로 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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