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로 다이어리

글/그림 : 화작가

키로다이어리6


그날의..

하루를 끝낸 저녁은

따뜻한 우유에 빠져서 헤엄치는 듯한 노곤함이 밀려왔어.

나는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것을 보려고  잠시 나무턱에 걸터 앉았지.






 
.
.


나는 하루키의 생각에 전염되었고,
쉴레의 스타일을 추종했으며,
피카소의 작가적 인생 드라마를 꿈꾸었다.



상상은...



나를 만들어 냈고 나를 그런 사람인양 생각되게 만들었다.
허무의 밑바닥을 헤메지도
않은채 허무를 논하였고,
어줍잖은 재능을 가지고 우쭐 대었으며,
스스로의 최면에 나를 세뇌시켰다.
  
그렇다면



그것을 잃고서의 
진정한
나는 무엇인가.
 .

.



여기에 나는 없다.
더 이상 나를 모른척하는것도 지겨웠어..
 




 


 

 

 


공허함이 밀려올때쯤 나의 가방은 나를 위해 바다로 뛰어내렸다.
 







 


 
 타라고?

 








바다의 냄새는 나의 후각을 넘어서 뇌속으로 스며들듯이 선명하였고,
저녁의 바람은 나의 피부를 통해 스며들어 피를 돌아 심장을 뛰게 만드는 것인양

심장 고동 소리를 크게 만드는듯 했다.
 
지금의 나를 풀어주는것은 
나에 대한 관용이라 생각하자.




"나(我)"가 진정한"나(我)"가 아니라면
나를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향하여도 좋다란 결론이 나왔다.
 




나의 가방은 물속을 유영하듯이 어디론가 흘러 들어 갔다.
 






 
날은 점차 어두워지고 어둠 사이로 빛이 새어 나왔다.
거긴 또 다른 저녁이 있었고
그 저녁으로 스며 들어 보기로 했다.
 

 

 




 

 


도착한 곳은 내가 상상하는 그런 곳은 아니었다.
기대한것은 없다.
이런대로 좋다.
나의 그림자만이 내가 여기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
.
 
.

 



-키로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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